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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관리자 작성일 : 2018-01-11
제 목 고속도로 방음벽 공사비 소송, 대반전 판결 이유 알고보니…

내 용

고속도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한 방음벽은 과연 설치 비용을 누가 내야 할까. 소음 피해 방지 책임을 놓고 벌어진 한국도로공사와 아파트 주민 간 피말리는 소송에서 의외의 반전이 벌어진다. 처음 1·2심 판결과 달리 대법원이 180도 다른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소송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한 A아파트 주민들은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환경분쟁조정위)에 6억7000여만원의 피해보상과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는 조정 신청을 냈다.

환경분쟁조정위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배상 금액은 줄여 “한국도로공사가 1억4000여만원을 배상하고 방음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에 반발해 A아파트에 사는 주민 381명을 상대로 “도로공사가 방음벽을 설치해 줄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냈다.

이에 1·2심은 “도로공사가 방음벽을 설치해야 한다”며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 하지만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015년 9월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1다91784)

1. 손해배상 아닌 방음대책 소송
우선 대법원은 이 소송이 ‘손해배상’이 아닌 ‘방음대책’을 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도로소음의 예방 또는 배제를 구하는 방치청구는 손해배상청구와는 내용과 요건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고려요소의 중요도에 차이가 있다"면서 “당사자가 받게 될 이익과 상대방 및 제3자가 받게 될 불이익 등을 비교·교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쉽게 말해 손해배상이 아닌 방음대책을 구하는 소송은, 보다 엄격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경부고속도로의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가 크다는 점, 전국에 있는 모든 인근 주민들에게 방지조치를 해주는 것에 기술적·경제적 한계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공사 측에 방음대책을 마련하라는 원심이 위법하다”고 밝혔다.

2. 소음피해 측정도 오류
대법원은 소음 피해 측정도 잘못됐다고 봤다. 기존의 소음 측정 방법은 소음 피해지점에서 소음원 방향으로 창문·출입문 또는 건물벽 밖의 0.5~1m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상생활이 주로 이뤄지는 장소인 거실에서 소음도를 측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가 제시한 방식으로 측정할 경우, 기존의 측정 방법보다 소음도는 더 낮아지게 된다.

3. 고속도로 확장, "주민이 알았다"
고속도로 확장사업과 아파트 택지 개발 중 어느 쪽이 우선했는지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에서 A아파트에 소음을 주는 고속도로는 1998년 3월 왕복 8차로로 확장하는 내용이 결정됐다. 문제가 된 A아파트는 1998년 5월 택지 개발이 예정됐다. 그 후 고속도로 확장 공사는 2003년 12월까지 시행됐고 아파트는 2005년 12월에 준공됐다.

대법원은 “원심은 경부고속도로를 왕복 8차로로 확장하는 내용이 A아파트 택지개발사업 시행보다 먼저 고시됐다는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파트 주민들이 고속도로 옆에 지어지는 아파트라는 것을 알고 분양 받았다는 의미다.